유치원 입학과 적응을 앞두고
2021년에 믿음이의 어린이집 적응기 포스팅을 했었는데, 2024년 유치원 적응기를 포스팅하게 되다니 감개가 무량하다.
글 시작 전에 일단 믿음이는 2023년 병설 유치원에 5세(만 3세)에 입소했고, 다가올 3월에 6세 반(만 4세, 연나이 5세)으로 올라갈 예정이다. 딱 작년 이맘때, 믿음이는 기본적으로 겁도 많은데 낯선 환경에 두려움도 많고 어린이집 적응에서도 꽤 애를 먹었던 터라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었다.
새학기를 앞두고 믿음이와 성향이 비슷한 유치원 신입생 자녀를 두신 엄마, 아빠들을 위해서 아이의 유치원 입학과 유치원 적응을 돕기 위해 내가 했던 몇 가지를 참고하시기 바라며 글을 적어 본다. 아이들마다 단설/병설/사립 유치원 또 영어유치원(학원) 등 입학 조건이 다 다를 테니 가감하여 글을 참고하시면 좋겠다 :)
글의 순서는
1. 유치원 입학 준비하기
2. 유치원 적응하기
3. 유치원 적응을 돕기 위해 부모님이 할 일
1. 유치원 입학 준비하기
1) 유치원 분위기 파악하기
맘카페가 워낙 활성화되어 있으니 아이가 입학 예정인 유치원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확인 가능하다. 유치원에 대한 분위기를 대충이라도 파악한 후 아이의 입학과 적응에 도움이 될 만한 생활 습관이나 학습 지도 등을 미리 계획한다.
믿음이의 경우, 병설 유치원 특성상 교실에서는 양말을 착용하고 점심은 실내화를 신고 개인 수저통을 지참하여 급식실에서 먹는다 등의 정보를 확인해서 입학 전에 이런저런 부분에 대해 미리 인지를 시켜주었다.
2) 생활 습관 지도 및 준비물 사용 연습하기
유치원에서 요청하는 준비물(개인 물통, 컵, 수저세트, 색연필, 미술가운, 실내화 등)을 입학 시기 보다 먼저 구매해서 가정에서 충분히 사용 연습을 해본다.
대부분의 물품들을 어린이집 생활을 하며 미리 사용해 보았겠지만 어린이집에서는 선생님이 도움을 주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치원에서 요청하는 조건에 맞춰 구매한 새 물건을 스스로 챙겨서 사용해 보는 연습을 하는 것도 적응에 도움이 된다.
우리 아이가 당연히 할 수 있겠지! 생각했던 것들에 생각보다 어린이집 선생님의 도움과 손길이 많이 닿아 있으니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에 대해 부모님이 함께 확인하며 연습해 보는 것이 좋다.
<유치원 입학 전 생활 습관 및 준비물 사용 연습 체크 리스트>
□ 스스로 밥먹기 (매우 중요!)
□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 음식 골고루 잘먹기
□ 혼자 화장실 이용하기, 다녀온 후에 옷 정리 잘하기 (대변의 경우 선생님께 도움 요청하기)
□ 스스로 깨끗이 손씻기
□ 스스로 옷 입고 벗기
□ 신발, 실내화 신고 벋고 제자리에 정리하기
□ 마스크 스스로 쓰고 벗고 잘 챙기기
□ 내 이름 알기 (내 이름 쓰기가 아니고 눈으로 내 이름 찾을 수 있게!)
□ 가방에 자기 물건 잘 챙기기
□ 물통 물 마신 후 물뚜껑 잘 닫고 물통 자리에 놓기
□ 수저통에 수저 잘 챙겨 넣기
□ 학용품(연필, 색연필, 가위 등) 사용 후 정리하기
□ 인사 잘하기
사소할 수도 있지만 꼭 해야 하는 생활 습관은 미리 길들이고 나쁜 습관은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좋다.
3) 학습 습관 다져가기
생활 습관이 바르게 잡혀간다면 유치원 입학 전에 학습에 대한 플랜도 세워볼 수 있다. '학습'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고 자리에 바르게 앉기,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기, 연필 바르게 잡기 등 학습의 기초가 되는 학습 습관을 잡아가는 준비 과정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유치원 신입생 학습 습관 잡기 체크 리스트>
□ 한자리에 바르게 앉는 연습 해 보기 (5분, 10분, 15분 천천히 시간을 늘려가며 한자리에 앉을 수 있는 습관 들이기)
□ 부모님,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기
□ 스스로 준비물 챙겨보기
□ 스스로 책상 정리해 보기
□ 필기구 바르게 잡기
□ 선긋기 연습하기
여기까지가 잘 진행이 되는 친구라면 추가적으로
□ 내 이름 익히기 (눈으로 충분히 익히고 써 볼 수 있도록)
□ 하루 한번 정해진 시간에 선긋기/그리기/색칠하기/숫자쓰기/한글쓰기 등 학습 시간 갖기
등을 해도 좋다.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선에서.
2. 유치원 적응하기
1) 유치원 등하원길과 친해지기
유치원 입학이 확정되면 아이와 함께 산책 겸 배정된 유치원을 미리 방문해 본다. 유치원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겠지만 유치원 형님이 되어 다니게 될 유치원을 보며 기대와 설렘(?)을 가질 수 있다. 믿음이는 도보로 15분 정도 거리라 유치원 입학 전에 꽤 여러 번 등하원 길을 미리 오가며 유치원 가는 길을 익숙하게 해 주었다.
2)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유치원은 낮잠 시간이 없으므로 전날 일찍 잠들어 등원 시간에 늦지 않도록 일찍 일어나게 하는 것이 좋다. 늦게 일어나 허겁지겁 준비해서 등원하면 아이도 부모님도 정신이 없고 유치원에 등원해서도 오전은 비몽사몽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을 수 있다.
3) 유치원과 선생님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 해주기
유치원에 가면 재미있는 선생님과 어떤 활동을 하고 배우는지 알려준다. 유치원에서 보내는 월간 안내문을 참고해서 특별 활동이 있는 날을 알려주면 아이는 그날을 기대하고 기다린다.
멋진 형아, 누나들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며 계절마다 즐거운 활동, 나들이를 함께 할 수 있는 신나는 곳임을 충분히 알려준다.
3. 유치원 적응을 돕기 위해 부모님이 할 일
1) 조급해하지 않기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아이만큼 부모도 긴장한다. 그리고 이런 부모의 긴장이 아이에게 똑같이 불안과 초조함으로 전달된다(그래요 내가 그랬어요.. 그게 바로 나예요..ㅋㅋ).
어린이집과 마찬가지로 유치원에서도 아이들마다 적응의 시기와 속도가 모두 다르다. 내 아이 걱정에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아이에게 유치원 적응에 대한 부담을 주는 것을 제발 멈춰주시길. 부모가 스트레스받고 부담 주고 안달해도 어차피 우리 애는 자기 속도대로 적응해 간다. 시간의 문제일 뿐 아이들은 결국 다 잘 적응한다.
2) 유치원은 꼭 가야 하는 곳임을 인지시켜 주기
어린이집은 등하원 시간이나 결석이 대체로 자유롭다. 그러나 유치원은 학교만큼은 아니어도 나름의 정해진 큰 규칙들이 있다. 아이가 유치원에 등원하는 것을 어려워하더라도 부모는 꾸준히 유치원은 초등학교 가기 전의 연습 단계이며 내가 가기 싫고 아프다고 무조건 안 갈 수 있는 곳이 아님을, 등원과 하원 시간 등의 규칙을 지켜야 하는 곳임을 알려준다.
3) 건강과 생활 패턴 잘 챙겨주기
유치원에 입학하며 생활 패턴과 장소가 바뀌고 낮잠 시간이 없어지기 때문에 입학 초기 아이가 피로해 할 수 있다. 입학 전부터 생활 패턴을 맞춰갈 수 있도록 가정에서 연습시켜 주고 영양제도 챙겨 먹인다. 예방 접종도 확인해서 아직 미접종한 게 있으면 입학 전에 접종을 마친다.
4) 유치원 이야기 묻지 않기
제일 어려운 부분! 오늘 유치원에서 무엇을 했는지, 밥은 잘 먹었는지, 어떤 친구와 놀았는지 등 정말로 궁금한 게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많지만 꾹 참는다. 어렵겠지만 '오늘 유치원 즐거웠어?' 한 번의 질문으로 관심을 끝낸다. 지나친 질문과 관심은 아이가 부담스러워하고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스스로 이야기해 줄 때를 제외하고는 지나친 질문은 피한다.
적다 보니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다. 내 이야기가 정답은 아니지만 내가 이맘때에 그랬던 거처럼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유치원 입학을 앞둔 모든 신입생 친구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새로운 생활에 잘 적응하길 바라본다.
아이가 유치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엄마, 아빠가 사랑과 지지로 응원해 주세요! 유치원 입학을 축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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